NFT 사용설명서 Part 2 | NFT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이전 시간에 언급했던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는 두 가상화폐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수습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5월 중순 현재). 그럼 테라와 루나는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살펴봅시다.
테라와 루나는 한국인인 권도형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입니다.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테라가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었죠. (관련 뉴스 : 루나 대폭락 일으킨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뭐길래)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은 금본위제처럼 1개 발행할 때마다 1달러를 적립하는 방식을 취합니다(1코인 = 1달러). 그런데 테라는 루나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어 이를 매입하거나 매각해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1테라 = 1달러 가치의 루나). 테라는 루나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금리 인상 발언 등으로 가상화폐 시세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테라의 가치를 지탱하던 루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롤러코스터 혹은 일희일비
“테라와 루나는 이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믿음에 의존하는 모델”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말처럼 믿음이 깨진 현 상황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NFT와 관련한 핵심적인 개념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바로 ‘탈중앙화’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NFT는 탈중앙화 시스템의 장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중앙화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인 은행과의 비교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죠.
은행은 중앙에서 데이터베이스를 통제할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모든 계좌에서 발생한 거래를 직접 검증합니다. 이 시스템은 보안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는데요. 만약 해커가 데이터베이스 해킹에 성공하기라도 한다면 개인 정보를 빼내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 내역을 조작할 수 있게 되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 탈중앙화 시스템 덕분에 디지털 파일의 대체 불가능성이 담보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이랄까요.
NFT의 기반인 탈중앙화 시스템은 해커가 공략해야 할 핵심 지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기록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전 세계의 컴퓨터에 복사되어 존재하기 때문이죠. 각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동기화되므로 어느 하나에 허위 거래 정보를 더하려 한다면 그 외의 모든 지점에서 비정상 행위로 인식, 변경 시도는 무위로 돌아갑니다.
동시에 이러한 특성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곤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어느 누가, 어떤 기관에 권한이 집중되어 있지 않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할 수 있는 고객센터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만약 현실 세계에서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할 경우 카드사에 연락해 카드 이용을 정지해 자신의 의도와 달리 부정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하지만 온라인에서 가상화폐로 NFT 구매를 위해 결제를 끝냈는데도 판매자가 상품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기에 거래 시에는 반드시 잘 알려진 마켓플레이스를 통하거나 평판이 좋은 개인과 거래를 해야 합니다.
지난 시간에도 설명한 것처럼 NFT의 가격은 오로지 시장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기에 흔히들 투자 목적으로 참여하는 주식이나 부동산 이상으로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NFT를 움직이는 기반은 사람들의 수집에 대한 욕구라고 했었죠. 특정 NFT에 관심을 갖는 커뮤니티의 여론이 바뀌면 수요 또한 얼마든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 가치 또한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거래량이 무척 적은 NFT라면 다른 것에 비해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가격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것도 가능하게 됩니다. 이 세계에서 ‘고래’라고 표현하는, 특정 가상화폐나 토큰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큰손들이라면 자신의 의도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쩌란 말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NFT의 미래는 무척 밝습니다. ‘지금까지 온갖 어두운 이야기를 늘어놓고도 미래가 밝다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NFT는 갈 곳을 잃은 자본이 모이는 새로운 투자처 정도로 생각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많은 것들이 NFT화 되는 세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NFT의 미래를 논할 때 반드시 다뤄야 할 세 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첫째, 메타버스. 둘째, 비담보가능자산. 셋째, 디지털 지갑입니다. 먼저 메타버스부터 시작해 하나씩 살펴보죠.
인터넷은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을 연결해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거대한 공유 공간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새로운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실제로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디지털 이웃들로부터 알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전 같았으면 두꺼운 앨범에 보관했을 사진 속 추억은 SNS에 올려놓곤 하죠.
어쩌면 누군가는 지금의 인터넷에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인터넷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메타버스로요. 메타버스를 설명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 세계 ‘오아시스’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기업인들은 사업을 펼칩니다. 한마디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머지 않아 우리도 그런 환경에서 생활하게 될까요?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여행을 다룬 유명한 영화, 〈백 투더 퓨쳐〉 시리즈에 등장하는 미래는 2015년입니다. 영화 속 2015년은 자동차가 날아다녔지만, 현실은 전기차도 이제 막 보급 단계이니까요.
어찌되었든 메타버스는 진화하고 있는 인터넷의 다음 모습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NFT 거래량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규모로 증가할 것입니다. 누구나 한 곳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사게 될 확률 또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케아 매장을 가보셨다면 이해하실 겁니다. 구불구불 미로 같은 길을 따라가며 시간을 보낼수록 자꾸만 담게 되는 물건, 물건들.) 또한 사람들이 점점 디지털 자산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도 중요한 점입니다. 현실 세계든, 가상 세계든 소유과 수집의 욕구는 어디 가지 않으니까요.
두 번째로 살펴볼 것은 비담보가능자산입니다. 좀 어렵게 느껴지지만, 천천히 뜯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담보’, 그러니까 은행에서 담보로 쳐주지 않는 것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들로 미술품, 골동품 등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유동성이 떨어지고 가치의 증명을 위해 중개인이 필요하죠. 미래에 NFT의 일반적인 용도는 지금과 달리 디지털 예술 작품과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아마도 비담보가능자산의 토큰화로 부분적 소유를 가능케 해 유동성을 부여하는 것이 주 용도가 될 것입니다. 이를테면 고급 와인이나 클래식카의 토큰화로 소유권을 잘게 쪼개 분할 소유 또는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디지털 지갑입니다. 요즘은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 한 장이면 거의 대부분의 결제를 할 수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환경이 조성되다 보니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얇은 카드를 주고받는 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결제를 하게 되었죠. 공항에서도 종이 탑승권을 제시하기보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탑승권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 빨간 약과 파란 약, 여러분의 선택은?
2021년 올해의 단어에 선정되었던 NFT는 현 시점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NFT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막상 변화가 닥쳐오면 빠르게 적응하곤 합니다. 《NFT 사용설명서》 1장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의 2021년 8월 현재 활성유저 수는 고작 13만 명이다. 전 세계 인터넷 인구가 40억 명쯤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직 NFT의 시대는 제대로 열리지도 않았다.”
여기까지 함께하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을 들여보려 합니다. (참고로 《NFT 사용설명서》에는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소개, 구매부터 판매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어쩌면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급락했던 주식 시장과 비슷하지는 않을까 싶거든요. (이후 상황은 모두 잘 아시죠?) 물론, 투자든 경험이든 결정은 자신이 직접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 또한 자신의 몫이고요. 이제는 포켓몬빵 정도는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어른이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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