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ㅣ촘촘한 철학사?
제가 이 글을 기획하게 된 건 서양철학사를 읽는 어느 모임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제가 만든 교재로 32명의 주요 서양철학자를 소개하는 수업, 그리고 조금 더 흥미를 느낀 분들을 대상으로 힐쉬베르거나 군나르 시르베크의 책을 함께 읽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번 수업을 하다보면 같은 문제에 부딪힙니다. 철학사 입문 수업을 듣는 분들은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하고, 철학사 읽기 모임을 수강하는 분들은 급격하게 높아진 난이도로 인해 내가 철학 공부를 더 해도 될지 고민에 빠지는 거죠.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은 비단 제가 하는 수업을 듣는 분들 뿐만이 아닐 겁니다. 대부분 철학을 오래 전공한, 그래서 대학에서의 수업을 오랜 기간 이어온 분들이 철학 수업을 진행하고 계시기 때문이죠. 굳이 철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깊이 있고 자세한, 그러나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촘촘한 철학사는 A4 1~2장 분량, 시대순으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조금은 이름이 알려진 철학자들 외에도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던 철학자까지 말이죠.
때로는 너무나 느리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그냥 근대와 현대 철학으로 이야기가 넘어갔으면 싶을 때도 있을겁니다. 그럴 때면 조금만 호흡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분명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당신의 철학적 토양을 만들어줄 테니까요. 그것도 아주 촘촘하게 말이죠.
저자는 누구인가요?
저자인 오컴은 고려대학교에서 철학과 환경생태공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지식콘텐츠 분야의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자 겸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믹리뷰>에서 ‘숨은 철학 찾기’라는 칼럼을 2년간 연재했고, ‘카카오 프로젝트 100’의 인기 프로젝트를 책으로 엮은 《하루 10분 인문학》과 브런치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인 《첫술에 맛있는 철학》을 썼습니다. 이외에도 유튜브 채널인 ‘인문학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