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전 7세기 경, 히말라 남쪽 기슭의 카필라 성에 왕자가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성주이자 석가족인 정반왕이었으며, 부인은 콜리야족 선각왕의 딸인 마야였죠. 두 사람은 중년이 다 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해 근심이 많았는데요. 그러던 중 마야 부인이 흰 코끼리가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나서 임신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야 부인은 당시 풍습에 따라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향했는데요. 가던 도중 룸비니 동산에서 탐스러운 무우수 나무를 향해 손을 뻗다가 산기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인의 겨드랑이로 나와 동쪽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라고 외쳤는데요. 이는 ‘하늘 위 하늘 아래 내가 가장 존귀하다. 온 세상이 괴로움이니 내가 이를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는 의미입니다. 정반왕은 그의 이름을 ‘목적을 달성한다’라는 뜻의 싯다르타라고 지었습니다. 하지만 마야 부인은 그를 나은 지 7일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이후 그는 이모인 마하프라자파티의 품에서 자라게 되었죠.

그리고 얼마 뒤, 정반왕은 예언자 아시타 성인에게 예언을 듣게 됩니다. 싯다르타가 만약 그대로 자라면 인도의 전설적인 성군인 전륜성왕이 될 것이며, 출가한다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다는 것이었죠. 그는 아이를 왕으로 기르기 위해 싯다르타가 온종일 사치스럽고 화려한 궁중 생활을 누리게 했습니다.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궁전을 지었으며, 네 사람이 붙어 그를 목욕시켰죠. 머리 위로는 햇빛을 막을 차양이 따라다녔으며, 여름 내내 기녀가 줄지어 있는 있는 정전에 올라 멋대로 즐기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