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어요. 하나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는 뜻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과거의 사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도 있지요. 여기에서는 두 가지를 같이 이야기하게 될 거예요.

역사학은 지금이 아닌,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서 있었던 일을 들여다보는 분야입니다. 지나간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주로 무슨 일을 했는지,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렇게 해결한 이유는 무엇인지, 결과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이죠. 한마디로 과거 행위의 총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에 시간, 공간, 인간이 작용하고 있고 이 3가지 요건을 인과적으로 해명하면서 역사가 연구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무엇을 통해 들여다볼까요. 지나간 일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이 불가능하니 옛날 사람들이 만들었던 건축물이나 도구들을 통해서 엿볼 수 있겠네요. 또 옛날이야기로 전해들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이 이야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불완전한 기억 때문에 내용이 바뀌기도 하고, 재미를 위해서 과장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게 되면 그냥 없어져버리지요. 이런 식이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정확한 사실정보를 얻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역사가들은 ‘기록’에 주목합니다. 기록만 잘 된다면 글쓴이가 죽어도 내용은 후대까지 전달될 테니까요. 역사가는 이 기록을 도구삼아 과거를 들여다보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