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종말?
지금까지 우리는 서구 사회에서 ‘근대’라는 기획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고 어떠한 과실과 어두움을 남겼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인간의 이성과 합리에 기대어 자유와 평등을 확대시키고 동시에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오겠다는, 실로 야심찬 계획이었죠. 이 계획은 주로 국민국가에 의해 추진되었어요. 그들에게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죠. 자본주의 국가들은 시장의 힘을, 사회주의 국가들은 계획의 힘을 빌려야
미국과 소련: 냉전 체제의 형성
18세기 계몽주의 이후로 서양 사회는 인류가 이성의 힘으로 끝없이 진보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우리가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듯이 19세기의 급격한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이러한 믿음은 구체적인 이념으로 발전했어요. 의회 민주주의와 법치를 강조하는 자유주의, 그리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가 그것이었죠. 두 사상은 서로 반목하기도 했지만, 사회주의는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계몽주의에 뿌리를 두고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의 부상
아주 오랫동안 유럽의 국가들은 주로 상인과 기업가들을 대변해왔습니다. 국가는 재정과 군사라는 두 개의 힘을 얻게 되면서부터 이들을 위해 정치경제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었죠. 해군을 창설해 무역로를 보호하고 관세를 도입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며 식민지를 정복해 원료를 가져다주는 따위의 일들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국가와 자본의 결합은 부르주아지의 정치참여가 증진되면서 더 강해졌습니다.
자유주의, 내셔널리즘, 국민국가의 부상
유럽은 반동의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프랑스 혁명의 유산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참정권 확대를 요구하는 자유주의와 인민의 자치를 주장하는 내셔널리즘이 온 유럽에 퍼졌던 것이죠. 빈 체제는 언론 검열이나 군대를 통해 수시로 이러한 요구를 억압했습니다. 결국 19세기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혁명과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었습니다. 자유주의는 지배세력의 개입에 맞서 정치-종교-경제적 자유를 표방하면서 출현한 역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