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지구가 둥글다고 믿은 선구자였고 그래서 아메리카 대륙에 닿을 수 있었다는 신화는 사실이 아닙니다. 중세 후기에 지구 구형론은 이미 일반적인 상식으로 취급되었어요. 여러 후원자들이 콜럼버스의 항해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콜럼버스의 계산법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유럽 서쪽으로 출발해 인도에 이르는 거리를 실제의 1/5 정도로 짧게 잡았으니 중세인들의 눈에도 터무니없어 보였던 거죠.

사실 콜럼버스도 자신의 계산이 부정확하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콜럼버스와 그의 부하들을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대단한 일이죠. 모험심도 한 몫을 했겠지만 그들을 움직인 것은 더 직접적인 동기였습니다. 모든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고 싶은 부가 그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