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르네상스 미술을 이끈 세 인물

초기 르네상스 미술을 이끈 세 인물

브루넬레스키에 이어 초기 르네상스를 이끈 인물로는 마사초와 도나텔로, 보티첼리 세 사람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사초는 워낙 어리숙하고 지저분했던 탓에 ‘어줍은 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요. 미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마치 고딕 건물의 기둥처럼 인물을 묘사하던 기존과 달리 실제와 유사한 형태로 인간을 묘사했습니다. 명암이 일관되게 표현되었고, 등장인물의 개성 또한 분명해졌죠.

종교세를 내는 예수와 제자들, 1425년경. 255x598cm

잠시 위의 그림을 보죠. 바로 피렌체 브란카치 예배당의 벽화인 ‘종교세를 내는 예수와 제자들’이라는 그림인데요. 그림에 담긴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관리인이 앞을 가로막곤 성전에 들어가려면 세금을 내라고 이야기했죠. 그러자 예수가 베드로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호수로 가봐라. 물고기 한 마리가 잡힐텐데 그 입 속에 금화가 있을 것이다.” 베드로가 호수로 가보니 정말 물고기가 있었고, 입 안에는 금화가 있었죠. 베드로는 그 돈을 가지고 와서 관리인에게 가져다주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그림에 동일인물이 여러 번 등장한다는 겁니다. 베드로는 물고기를 잡는 장면, 예수의 지시를 듣는 장면, 관리인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 등에서 총 세 번 등장하고, 관리인 역시 예수 일행을 가로막는 장면과 베드로에게 돈을 받는 장면에서 등장하죠. 지금 우리에게는 낯선 방식이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하나의 그림에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등장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림이 가로로 길게 그려진 것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었죠.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이런 방식은 차츰 사라지게 됩니다. 하나의 그림에는 한 장면만 그려넣어 논리성을 갖춘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죠.

도나텔로, <다비드>, 높이 158cm, 피렌체 바르젤로 미술관

마사초가 회화에서 돋보였다면, 도나텔로는 조각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쳤습니다. 그는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를 재발견한 인물로 평가받는데요. 이는 ‘대칭적 조화’라는 의미로 무게를 한 발에 집중하고 다른 발은 편안하게 놓고 있는 동작을 말합니다. 이 발견으로 인해 그의 조각은 마치 로봇인 것처럼 뭔가 딱딱하고 불편한 느낌을 주는 이전 시대 조각과 달리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너무나 실물 같았던 나머지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살아 있는 사람으로 주형을 뜬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비너스의 탄생, 1484년. 172.5x278.5cm

마지막 인물인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탄생’을 그린 작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도나텔로와 마사초가 사실주의적인 작품에 집중했다면, 보티첼리는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우아한 선과 섬세한 손길 등 그의 그림에선 다른 두 작가와는 다른 우아한 운동감과 관능미가 넘칩니다. <서양 미술사>의 저자인 곰브리치는 그가 그린 ‘인물들은 보다 덜 단단해보인다’고 표현했을 정도죠. 그는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을 다수 그렸는데요. 인문학 분야에서 일어난 고대 고전 부활 움직임이 예술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러한 경향은 이후 메디치 가문을 비롯한 유력가의 주목을 받으면서 더욱 각광받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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