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인식, 객관과 주관의 경계
여러분은 언제 일기를 쓰나요? 하루에 일어났던 일과를 빠짐없이 모조리 기록하나요, 아니면 있었던 일중에 중요하거나 기억할만한 것, 혹은 뿌듯했던 일을 위주로 쓰나요. 이것은 일기를 쓰는 입장에서도 적용되지만,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는 입장에서도 적용됩니다. 다른 사람의 일기를 읽으면서 “아 그날의 날씨는 맑았구나.”, “아 그날 사건이 일어났구나.”라는 ‘사실’파악을 위주로 읽을 수도
버블의 붕괴인가, 잠깐의 불안인가 : 잃어버린 20년으로 보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
붕괴의 서막?불과 1년 사이에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급변했다. 결정적 원인은 부동산 가격의 반전이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가격은 2022년 들어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키웠다. 섣불리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 조성되자, 부동산 가격은 앞으로 계속해서 상승한다는 의견이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거품이 꺼질 때까지 부동산 가격은
그때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
역사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어요. 하나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는 뜻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과거의 사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도 있지요. 여기에서는 두 가지를 같이 이야기하게 될 거예요. 역사학은 지금이 아닌,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서 있었던 일을 들여다보는 분야입니다. 지나간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2023년, 언리드북이 새롭게 바뀝니다.
"교양은 깊게, 공부는 가볍게." 읽지 못한 지식과 교양에 대해 말하는 공간 '언리드북'이 2023년 완전히 새롭게 리뉴얼했습니다. 이번 리뉴얼에서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인데요. 혼자 읽기 어려워 읽지 못했던 지식을 '텍스트'로 이야기하던 저희가 이제는 첫째, 들을 수 있고(음성), 둘째, 볼 수 있게(영상) 해 드리려 합니다.먼저 기존의 텍스트
미술계의 슈퍼스타,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에 관한 미스테리를 다룬 영화 <러빙 빈센트>의 감독 휴 웰치멘은 자신이 이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에 관한 애니메이션(그것도 반 고흐와 똑같은 유화로 그린!)을 구상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영국 출신의 휴 웰치멘은 어느 날 런던에서 반 고흐의 전시회를 보러 갔다고 합니다. 줄은
다시 새로운 시대로, 후기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는 1880년부터 1905년까지 이어진 프랑스 미술의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용어는 영국의 미술비평가인 로저 프라이가 1910년에 <마네와 후기 인상주의>라는 전시회를 기획하며 처음 사용되었는데요. 이후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품 세계를 열고자 한 화가들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세잔, 고갱, 고흐 등을 지칭하며, 동시대
찰칵찰칵, 사진의 탄생
우리가 앞서 배운 인상주의 미술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과학적 발견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세기 초 광학 및 화학 분야의 발전으로 탄생한 ‘사진’이 그 주인공이죠.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니세포르 니에프스는 1826년 세계 최초로 사진촬영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이를 헬리오그래피라고 했는데요. 이는 태양 광선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의미였죠. 하지만 당시 기술로는 한
빛은 곧 색채, 인상주의
쿠르베의 개인전이 열린 지 8년이 지난 1863년, 사실주의의 뒤를 잇는 새로운 미술 사조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이 해는 ‘낙선자 살롱전’이 열린 해였는데요. 낙선자 살롱전이란 살롱전에 떨어진 작품을 따로 모아 대중에게 공개한 전시회였죠. 이는 역사, 신화 등 전통적인 주제의 그림만을 가치 있게 평가한 살롱전 심사 기준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종의
내게 천사를 보여달라! 사실주의
1814년 나폴레옹 정권이 실각함에 따라 프랑스 제1제정이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혁명으로 쫓겨났던 부르봉 왕조가 다시 채우게 됐죠. 오랜 기간 망명 생활 끝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루이 18세는 양원제 의회와 내각제를 규정하고, 언론, 사상, 신앙의 자유와 재산의 불가침을 규정하는 ‘1814년 헌장’을 수여하는 등 온건 정책을 펼쳤는데요. 뒤를 이은
최초의 근대 화가, 고야
1808년 5월 3일은 스페인인들에게 비극적인 날이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은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에 침공을 당했습니다. 프랑스의 강력한 군대에 의해 스페인은 점령당했고, 나폴레옹은 스페인 국왕을 폐위한 뒤 자신의 형인 조제프 보나파르트를 국왕으로 앉히려 했는데요. 스페인 민중은 이에 분개해 봉기했지만, 그 운명은 바람 앞의 촛불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이날 5000여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프랑스군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