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기원전 8세기경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국가로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던 로마는 에트루리아 문명을 멸망시킨데 이어, 기원전 1세기경에는 영국과 스페인, 북아프리카와 동방을 아우르는 거대한 국가로 탈바꿈했습니다.
지난주에 설명한 것처럼 로마의 미술은 그리스 미술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두 문명의 교류는 기원전 3세기경에 시작되었는데요. 주로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남부 이탈리아와 시칠리아섬에서 교류가 이뤄졌다고 알려지죠. 그리스의 예술 작품은 로마인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리스의 청동상과 대리석상이 쉴 틈 없이 갤리선을 이용해 로마의 공화당 광장으로 옮겨졌으며, 네로 황제는 델피 신전에서 500여 개의 청동상을 가져왔을 정도였죠. 원작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원작을 복제해 감상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못마땅했던 로마의 시인 호레스는 ‘무례한 정복자가 오히려 그리스의 포로가 되었다’며 사람들을 비꼬기도 했죠.
하지만 로마의 미술을 그리스 미술의 단순한 차용 또는 쇠퇴로만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사회의 발전과 함께 차차 그리스 문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로마인들은 특유의 실용성과 현실주의적 태도를 미술에도 접목했는데요. 이는 특히 공공 건축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아치와 궁륭, 돔과 같은 형식을 개발했으며, 콘트리트를 최초로 사용한 것 역시 로마인들이었습니다.